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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문화거리에 대한 추억을 기억하며

by B&W posted May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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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혹스톤(Hoxton)은 1996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지(紙)가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은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받고 런던의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한 혹스톤을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만든 것은 젊은 예술가들이었다.

예술가들이 런던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혹스톤에 둥지를 틀면서 이 일대는 사회·예술의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사람이 몰리자 임대료가 치솟았고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예술가들은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이들이 떠난 자리엔 주택 단지가 들어섰고 차츰 런던 직장인들을 위한 베드타운(bed town, 대도시 주변에 주거기능 위주로 형성된 도시)으로 전락하게 됐다.

사람들을 끌어당겼던 매력이 사라지자 혹스톤은 평범한 도시가 됐고 가게들도 떠나기 시작했다. 혹스톤은 일자리가 줄면서 현재 영국 내 624개 구(區) 가운데 11번째로 가난한 구로 남았다.

혹스톤처럼 낙후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 자본이 유입되고, 치솟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기존 주민과 상인들이 떠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문제로 떠올랐던 삼청동, 홍대 상권, 신사동 로데오거리, 가로수길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에서는 아직 진행중이긴 하지만 김광석 거리도 조만간 여기에 포함될지도 모르겠다.

젠트리피케이션의 1차 피해자는 거주지를 떠나야 하는 주민이나 임차인이다. 하지만 동네에 활기가 떨어지면 찾는 사람이 줄고 일자리가 감소해 결국 임차인, 건물 소유주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문화를 만들었던 상인들이 떠난 자리에 임대료를 내린디고 해서 다시금 활성화 될지는 미지수이다 . 그런점에서 아직 진행형인 대구의 김광석 거리는 이들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예술인이 없는 문화거리는 이미 문화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