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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여름, 어느 흐린 날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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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에는 저마다의 색이 있다. 그 색은 수백, 수만의 농담(濃淡)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나무들, 건물들, 자동차, 사람들처럼 실체화(實體化)되기도 한다. 여름, 어느 흐린 날, 신천의 짙은 구름은 도시를 닮았다. 언제라도 비가 쏟아질듯한, 그래서 더 후텁지근한 욕망과 뜨거운 광기를 머금고 있다. 풍족한 잠자리와 이상의 첨탑과 그리고 이들을 잇는 권력 사이에 신천이 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신천 - 여름

by B&W posted Dec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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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신천을 스쳐 지나갔다. 지난겨울의 소묘와 같던 그 풍경은 모두 어디로 가고 한 여름의 눅눅하고 후텁지근한 모습으로 남았는가? 매미소리 한 점도 들리지 않는, 짙푸르다 못해 강 속으로 절명한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인가? 바람 한 점 없는 강가의 여름 한가운데 시간이 그렇게 멈춰 서있다. 아! 기나긴 여름이여, 지나간 청춘이여!




동인동 - 여름 골목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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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동 일대는 여전히 미개발 지역입니다. 요즘 들어 재개발이 확정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동네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미로와도 같은 골목과 마주합니다. 가끔은 할머니들이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생선을 굽는 냅새가 흘러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집은 이미 오래전에 주인이 떠난 듯 굳게 닫힌 문과 무심한 풀들이 담장만큼 자라 있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이 길로 총총걸음으로 지났을 학생들과 뒷짐을 지고 헛기침을 하며 느릿느릿 걷는 할아버지와 꼬부랑 지팡이의 할머니도 지났을 것이며 머리에 고무대야를 인 어미니와 자전거를 탄 아버지도 지났겠지요. 현실과 기억은 동인동 길에서 서로 구부러져 교차하고 있고, 그 위로 6월이 햇살만이 말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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