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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 시선(視線)

by B&W posted Ma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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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것은 무엇이며 담고자 하는 것은 또 어떤 것인가?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앞서 걸어간, 또는 걸어온 길에 자꾸만 미련이 남는 까닭은 무엇인가? 낡은 담장, 이끼 낀 보도블록, 오후의 긴 그림자마저도 새로운데 그 오래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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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시야가 좁아진다. 마치 망원렌즈의 화각처럼 자꾸만 좁아지는 시선만큼이나 초점도 흐릿해진다. 그러고 보니 꿈이 그러하며, 사람들과의 관계와 남아 있는 시간에 대한 믿음 또한 그러하다. 아! 이 좁은 삶의 뒤안길은 얼마나 쓸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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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지나간다. 나로부터, 당신으로부터 교차하지 못한 시선은 온통 허공에 부서져 햇빛처럼 내리고 그 사이로 오후의 그림자는 길게 눕는다. 이제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과거에게 묻는다. 행복한가? 자랑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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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 길일까? 아니 어느 길로 이어지는 시간 위에 서 있는 것일까? 나는 또 어디쯤에서 방관자와도 같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일까? 길게 누운 나뭇가지 사이로 저마다의 시간이 같은 듯 다르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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