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사진이야기 – 초점(焦點)
초점(焦點)은 사전에 대략 3가지 뜻으로 서술되어 있다.
첫째 사람들의 관심이나 주의가 집중되는 사물의 중심 부분. 둘째 사진을 찍을 때 대상의 영상이 가장 똑똑하게 나타나게 되는 점.
셋째 렌즈나 구면 거울 따위에서 입사 평행 광선이 한곳으로 모이는 점 또는 어떤 점 등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대개 초점이 명확하다.
흔히 말하는 아웃포커스(Out of Focus)라고 할...지라도 피사체의 한 부분은 초점이 맞아야 한다.
조리개를 조인(F값을 높인) 팬 포커스(Fan Focus)의 경우, 두말할 필요도 없다.
초점이 맞는 사진은 보는 사람들이 편하다.
반면, 카메라 흔들림(camera blur)이나 앞, 뒤 모두 초점이 맞지 않는 극단적 앞 초점(Front Focus) 같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면 대개 사진을 보기가 매우 불편해진다.
아니 그만큼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초점은 사진보기에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잘 아시는 것처럼 로버트 카파(Robert Capa, 1913.10.22.~1954.5.25.)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사진을 보면
초점도 맞지 않고 흔들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뿐더러 당시의 긴박함과 전쟁의 전율까지 보여주고 있다.
초점은 사진의 필요조건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은 바로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다양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늘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고 팽팽하게 당겨진 실처럼 삶의 초점을 맞추려고 하지만
노력이 부족해서이든, 의도적이든, 또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의해서든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때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처럼 초점이 맞지 않아도 그 상황 그대로 받아들여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의도를 알 수 없는 사진을 볼 때처럼 불편해 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초점 맞지 않은 사진이 오히려 더 명확할 수 있듯이
초점 맞는 삶이라고 해서 다 행복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 일상의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 사진은 로버트 카파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