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B&W

버스정류장 - 안개

by B&W posted Dec 20, 2019
H1903087er.jpg


늘 버스에 오르고 내리는 것과 삶은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금 전 버스에 오른 듯한데 어느새 종점이 저만치에 있다. 시간이란 원래 그런 것일까? 가까이 다가올수록 더 빠르게 흐른다는 것이. 이 정거장과 종점 어디쯤에서 나는 내리게 될까?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새삼 안도하면서도 내가 내려야 할 정류장이 그리 얼마 남지 않았음에 가슴 한구석이 자꾸만 일렁거린다. 이 나이에 남들 다 가는 길이 뭐가 두려울까 싶지만 집으로 가는 길, 버스 안은 짙은 안개로 가득하기만 하다.